|
|
| |
유통정보 > 유통뉴스 > 배추 겨냥한 ‘가격안정명령제’ 강행... 시장경제 위배… 생산자 발목 잡아 |
|
|
|
|
배추 겨냥한 ‘가격안정명령제’ 강행... 시장경제 위배… 생산자 발목 잡아
|
|
|
|
| 수원청과
11-08-05 08:49
스크랩 0
조회 2095
|
2011년 07월 29일 (금) 13:06:28 최현식 기자 callip@nongupin.co.kr
공영도매시장의 경매가격이 급등락할 경우 가격 변동폭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가격안정명령제 도입과 정가·수의매매를 경매와 동등한 일반적 거래방법으로 규정하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농수산물유통및가격안정에관한법률’ 일부개정안이 입법예고됐다.
농림수산식품부의 입법예고안은 그 동안 관계자 의견수렴과 공청회 등을 거치면서 꾸준히 문제 제기된 가격안정명령제에 대한 논란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결국 그 동안의 논의과정은 형식적인 절차일 뿐이었다.
◆ 배추값 잡기 위한 ‘족쇄’
가격안정명령제는 지난해 배추값 폭등을 거치면서 기획됐다. 농산물 가운데 특히 배추는 국민의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상징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배추값은 곧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물가의 시금석이 됐다. 따라서 정부는 소비자 물가 안정이라는 상징성을 배추에 부여함으로써 급기야 시장가격을 강제하겠다는 발상으로 만들어진 제도다.
이번 입법예고에서는 구체적인 품목에 대한 내용이 빠져 있다. 하지만, 가격안정명령제의 대상은 배추로 한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 동안의 논의과정에서도 정부는 공공연하게 배추에 한정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아마도 구체적인 품목에 대한 내용은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산지 희생만 강요
정부는 규제영향분석서를 통해 “도매시장에서 농수산물의 투기적 가수요 등에 따른 가격 급등락을 방지하여 가격안정 기능을 도모하려는 것으로 별도의 대안 제시가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가격안정명령에 따른 절차와 내용 등을 제시함으로써 도매시장 관리자, 시장 이용자가 가격안정명령을 이행하는데 필요하므로 다른 대안 제시는 불가한 상황”이라고 못 박고 있다.
과연 그럴까. 지난해 가격이 급등했을 당시는 고랭지배추와 김장배추 출하기였다. 당시 배추는 이상기온에 따른 뿌리혹병 등의 피해로 출하량이 급감하면서 시장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보통 3.3㎡(1평)당 3~4망(1망 3포기)을 수확하다가 2~3포기로 수확량이 급감하면서 값이 오른 것이다.
또한 가격안정명령제 도입에 대한 이해관계자 협의대상도 문제다. 정부가 밝힌 규제영향분석서에서는 이해관계자 대표로 농업인단체(2)와 도매시장법인, 중도매인 등의 대표단체를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배추 출하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산지유통인이 빠져있다. 직접 당사자인 산지유통인이 빠져있는 이해당사자 협의결과가 “이견 없음”이라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가격안정명령제의 시행주체도 문제다. 정부가 가격안정명령을 발령하면 주요 도매시장의 개설자가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되어 있다. 도매시장의 개설자는 자치단체로 소비자 입장이 강조되는 것이 당연하다.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의 운영 주체는 서울시다. 서울시는 서울시민을 위한 안정적인 먹을거리 공급을 위해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을 운영할 뿐이다. 서울시 내부에서는 당연한 논리다.
현실적으로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의 운영은 중앙정부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다만, 국내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공영도매시장이라는 이유로 모든 정책이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 맞춰질 뿐이다.
◆ 오를 땐 발목잡고 폭락할 땐 뒷짐만
지난 설 성수품 물가안정 대책기간(1.17~2.1)에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배추 상품 10kg당 1만 4000원, 무 상품 18kg PE대당 2만원의 시세가 이틀 이상 유지될 경우 경매를 중지하는 변형된 형태의 정가·수의매매(▶본지 2011년 1월 24일자 851호 보도)가 시행된 바 있다. 가격안정명령제의 예행연습이다.
당시 기준가격 근처에서만 평균가격이 형성되면서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았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 같은 제도가 시행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유통인들 사이에서 기준 가격 이상으로 과열되지 않도록 경쟁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었다고 전했다. 은연중에 가격을 강제하는 심리적 효과가 작용한 것이다.
최근에는 반대의 상황이 발생했다. 배추값이 폭락하면서 포기당 600원에도 못미치는 시세가 형성됐다. 그러나 정부는 도매시장의 거래제도를 통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농안법 개정안을 마련하면서 예행연습까지 했던 가격안정명령제는 없었다.
가격안정명령제가 시장경제를 위배하는 것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생산자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다. 소비자 물가 상승에는 민감하게 대응하는 정부가 생산자 물가, 특히 농업생산비 상승에는 ‘나몰라’ 하는 일상화된 행태에 대한 자기방어다.
ⓒ 농업인신문(http://www.nongupi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