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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 농가마다 쌓인 마늘 “어찌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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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청과
11-08-0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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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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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대량 수입 소식 돌자 상인 발길 ‘뚝’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4일 오후 찾은 한지형 마늘 주산지인 경북 의성 일대. 팔리기만을 기다리며 건조장에 주렁주렁 매달린 수많은 주대마늘은 여유로운 농촌풍경을 한결 돋보이게 만들고 있다. 반면에 마늘농가들은 ‘풍요 속의 빈곤’이라고, 얼굴에 근심이 가득할 뿐이다.
의성에서 1만2,540㎡(3,800평) 규모로 마늘 농사를 짓고 있는 오상학씨(57·의성읍 후죽리)는 건조장에 매달려 있는 마늘을 보면 울분이 쌓인다고 토로한다.
오씨는 “농협에서 수매한 상품의 마늘을 제외한 중·하품(생산량의 60% 차지)은 농업인들이 직접 판매해야 한다. 문제는 중국산 햇마늘이 대거 시장에 풀리고 있는데 정부까지 나서서 8월에 중국산 마늘 5,000t을 수입한다고 하니 산지 마늘시장은 더 꽁꽁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오씨는 특히 “마늘을 지금의 시세(주대 제거 등 작업마늘 수매가는 상품 1㎏당 8,100원)대로 팔아도 생산비를 제외하면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쥐꼬리만하다”면서 “마늘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10% 이상 떨어졌는데도 상인들이 구매하는 비율은 오히려 30~40%가량 감소한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오씨를 비롯한 대다수 마늘농가들은 정부의 중국산 햇마늘 수입정책이 이 같은 사태를 불러온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근 마늘농가 김종면씨(56·의성읍 치선리)는 “생산량이 국내 소비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데도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정부에서 앞장서 중국산 햇마늘을 들여오고 민간업체까지 너도나도 달려들어 수입물량이 급증하면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상인들이 정부 정책에 편승해 농가에 마늘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것도 산지 마늘시장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고 속상해 했다.
신영문 의성농협 상무는 “마늘 수매가 끝나는 시기에 맞춰 중국산 햇마늘이 들어오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며 “수매가보다 시장가격이 낮게 형성되면 농협은 상당한 재정적 손실을 입을 것이 불을 보듯 확연하다”고 걱정했다.
난지형 마늘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한 실정이다.
대서마늘을 주로 재배하고 있는 경북 영천에서 마늘 농사를 짓는 박모씨는 “예년 이맘때면 마늘농가와 마늘값을 흥정하는 상인들이 넘쳐났다”면서 “하지만 지금의 건조장에는 마늘만 쌓여 가고 이를 사 가려는 상인들의 발길은 거의 끊겼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종만 충남 서산 부석농협 상무는 “중국산 마늘이 대량으로 수입되고 aT(농수산물유통공사) 물량도 상당량 풀린다는 소식에 상인들이 산지 마늘 구매를 꺼리고 있다”면서 “1㎏당 2,000원 수준까지 떨어진 뒤에야 저장에 들어간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중국산 햇마늘은 7월 한달 동안 민간업체를 통해 무려 4,400t가량 수입됐다. 여기에다 8월에는 aT가 의무수입물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2010년산 중국산 마늘 4,500t을 방출할 계획이며, 추가로 5,000t에 달하는 중국산 햇마늘을 의무수입물량으로 들여올 예정이다.
의성=류호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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