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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배 주산지, 설 선물 판매부진 재고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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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청과
17-03-0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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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대과 재고 30%이상 배, 날씨 풀리면 품질 떨어져 “과수농사 갈수록 막막”
“설마설마 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습니다. 농협과 위탁상에 사과 1000여상자를 맡기긴 했는데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충북 충주시 동량면에서 3만3000㎡(1만평) 규모로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전국재씨(55)는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으로 애꿎은 농가만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이렇게 하소연했다.
저온저장고의 사과만 보면 속이 터진다는 그는 “10㎏들이 사과 한상자를 출하해봤자 2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 인건비와 박스비에 각종 수수료를 제하고 나면 정말 남는 게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농가에서 사과를 수매해 판매하는 충북원예농협 충주거점산지유통센터(APC)도 사과 판매에 애를 먹고 있다.
박철선 충북원협 조합장은 “김영란법이 시행된 뒤 처음 맞은 지난 설에 선물용 대과 수요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며 “수입과일에 밀려 예년 수준만큼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영란법에서 정한 선물 가액을 일부 상향 조정하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해 농산물은 아예 제외하는 획기적인 보완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과 주산지인 경북지역 사과 재고량은 예년 이맘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곳 역시 대과 비율이 월등히 높다는 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경원 대구경북능금농협 유통사업본부장은 “사과 재고량 중 대과 비율이 평년에는 10~15%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30%가 넘는다”며 “소비지에서 대과 소비촉진 행사를 대대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절 선물용 수요가 많은 배도 소비부진 탓에 농민들이 재고문제로 애를 태우고 있다.
심훈기 천안배농협 상무는 “보통 가을에 수확한 배는 이듬해 설 명절까지 빼내지 못하면 제값을 받기가 어려운데, 아직 창고에 배를 쟁여둔 농가가 많다”며 “경기불황이 지속되고 수입과일까지 범람하면서 배 소비가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에서 배를 재배하는 한 농가는 “날씨가 따뜻해지면 창고에 저장한 배의 상품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며 “전국적으로 배 소비촉진 운동을 펼치는 등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전남 나주지역의 배 재고량은 지난해보다 10%가량 증가한 3500여t으로 파악되고 있다.
임중택 나주시농업기술센터 배기술지원과 팀장은 “배 재고량도 문제지만 예년보다 20% 넘게 떨어진 가격하락은 더 큰 문제”라며 “몇년째 배 소비가 위축되다보니 ‘계속 배농사를 지어야 하는지’ 걱정하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고 염려했다.
충주=류호천, 안동·대구=남우균, 천안=김광동, 나주=오영채 기자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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