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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활성화 대책 농업만 ‘왕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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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청과
17-03-0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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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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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깊이보기]정부 ‘내수활성화 방안’ 살펴보니
‘김영란법’ 소비둔화 원인 인정하면서 농업분야 지원 전무
쌀 등 농축산물 가격 폭락해도 물가 상승 주범으로 몰아
역시나 농업과 농촌은 없었다.
정부가 침체에 빠진 소비를 살리겠다며 내놓은 ‘내수활성화 방안’에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최대 피해 분야인 농업·농촌 대책은 넣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그러면서도 농축산물을 물가 상승 주범으로 모는 기존 행태만 되풀이해 농가들을 두번 울리고 있다.
정부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내수활성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소비심리 회복, 가계소득 확충, 가계·자영업 부담 경감 등을 내용으로 하는 내수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최근 지속되는 소비 둔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김영란법을 지목하면서 법 시행으로 음식점·주점 등 관련 서비스업 매출·고용이 둔화되고, 설 명절 농축수산물 선물 수요도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대책에는 식사·선물·경조사비 한도를 명시한 김영란법 시행령이나 법 개정 계획을 포함하지 않았다. 정부 스스로 지목한 내수 부진의 핵심 원인에 대한 처방을 외면,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을 자초한 것이다.
김영란법 최대 피해산업인 농업 분야 지원 대책 역시 전무하다.
내수활성화 방안에는 음식점·화훼업·농축수산업 등 김영란법 영향 업종의 영세자영업자 경영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소상공인 전용자금 800억원을 조성하겠다는 등의 내용만 담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올 설 명절기간 대형 마트와 백화점의 국산 농축산물 선물세트 판매액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설 명절 기간에 비해 25.8%나 감소했다. 또 김영란법으로 인해 올해 한우와 과일·화훼 분야 농업생산액이 3798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를 근거로 한 농업계 안팎의 시행령 선물가액 상향이나 농축산물을 아예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법 개정 요구 등은 끝내 외면했다. 여기다 농축산물 수급 불안으로 생활물가 상승세가 확대돼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저하되고 있다고 분석, 마치 농축산물 가격상승이 내수 부진의 원인인 것처럼 호도했다.
물론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최근 주요 채소류 중 배추·무·당근·양배추 등 겨울 노지채소의 가격이 일부 상승한 것은 사실이다. 주요 농축산물 25개 품목 가운데 13개 품목이 평년보다 가격이 올랐다. 하지만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는 쌀을 비롯해 12개 품목의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쌀 가격은 20년 전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2016년 쌀 생산액은 6조4572억원으로 2015년(7조6972억원)보다 무려 1조2400억원이나 격감했다. 농산물 가격이 내수 부진의 원인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2015년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계 월평균 소비지출액 231만원 가운데 배추를 사는 데 고작 2770원, 무는 1380원, 당근은 690원, 양배추는 460원 정도가 든다. 설령 배추와 무 가격이 두세배로 올라도 브랜드 커피 한잔 값에 지나지 않는다.
한민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정부의 공식 조사에서 김영란법으로 인한 농축산물 소비 감소 피해가 확인됐다”며 “그렇다면 정부가 앞장서서 농축산물을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든지 가액을 상향 조정해야 하는데 이번 방안에서는 그런 것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륜 기자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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