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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핵가족 “작은 과일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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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청과
17-04-0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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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은 클수록 잘 나간다?’ 지금까지는 대체로 그래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시장에서 접한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이같은 인식에 변화가 생기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명절용이나 선물용으로는 대과가 좋을지 몰라도 가정소비용으로는 중소과를 주로 찾게 된다는 것이다.
◆1인가구와 핵가족, 중소과 선호=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의 ‘소비자 패널조사(2016년 12월22~23일)’ 결과도 이런 추세를 잘 보여준다. 가정소비용 사과의 중과(151~250ｇ)와 소과(51~150ｇ) 선호도는 94%로 압도적이다. 반면, 대과(251~350ｇ)는 고작 6%에 불과하다. 배도 마찬가지다. 가정소비용은 중과(600ｇ 안팎)와 중소과(500ｇ 〃) 선호도가 86%로 매우 높지만, 대과(750ｇ 〃)와 소과(370ｇ 〃)는 각각 7% 수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소비 트렌드의 주원인으로 인구구조의 변화를 꼽는다. 박미성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앞으로 1인가구와 핵가족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중소과의 경쟁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급식과 수출시장에서도 중소과 선호도가 높아 농가들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요 대형유통업체들은 발빠른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중소과 물량을 대량 확보하고, 소포장 또는 벌크 형태 판매에 주력한다.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서울 양재점 고영직 과일팀장은 “명절기간이 아닐 때는 중소과로 수요가 집중되고, 대과는 간간이 선물용으로 나간다”면서 “이런 추세가 점점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과수농가들은 대과 생산에 머무르고 있다. 품종 자체가 대과형인 것을 선택하거나 대과 생산을 위한 재배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특히 배는 대과형 <신고> 품종이 국내 배 재배면적의 83%(9242㏊)를 차지할 정도다.
◆신품종 개발과 중소과형 재배기술 보급 활발=농촌진흥청은 소비자가 선호하는 중소과 생산확대를 위해 크게 두가지 형태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중소과형 신품종 개발’과 기존의 품종을 활용한 ‘중소과형 재배기술 보급’이다.
울산의 황금배연구회는 중소과형 신품종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 대표적인 사례다. 황금배연구회에 소속된 17개 농가는 <신고>와 함께 중소과 대표 품종인 <황금배>를 생산, <황금실록>이라는 브랜드로 판매한다. 2016년 5㏊에서 15t을 출하했는데 5kg 한상자당 2만5000원을 받았다. <신고> 15kg 한상자 평균 도매가(상품 기준)가 4만원 내외인 것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꽤 높은 편이다.
주우철 황금배연구회장은 “한번에 먹기 적당한 양인 데다 얇은 껍질과 아삭한 식감을 지녀 지역 마트·백화점 등 출하처마다 완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기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시장에 내놓자마자 수요가 발생한 것은 결코 아니며, 당도와 안전성 등 품질관리를 엄격히 하면서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친 결과”라고 덧붙였다.
경북 문경에서 1만6500㎡(5000평) 규모로 사과농사를 짓는 박진호 하늘농장 대표는 기존 <후지> 품종을 활용해 중소과를 생산하고 있다. 그는 퇴비·화학비료·비대촉진제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알맞은 전정기술 등을 적용해 <후지>를 본연의 크기로 키우는 것은 물론 맛과 당도를 최고 수준으로 올리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에만 2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박 대표는 “모양이 예쁘고 알이 굵다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작지만 알차고 맛도 좋은 중소과로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양상진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기술지원과 연구사는 “기존 품종이라도 중소과 생산으로 전환하면 노동력과 생산비를 일정 부분 절감할 수 있다”며 “특히 신품종을 심어 수확시기가 분산되면 홍수출하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소돼 농가소득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민신문 김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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