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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양파 작황부진 극심…비상품 시장격리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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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청과
18-06-0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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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창녕 등 주산지 곳곳
3월말 고온, 4월초 냉해에
최근 잦은 비까지 겹쳐
상품성 하락 ‘심각한 수준’
“재배면적 증가 통계만 믿고
무조건 폐기·비축 답답”
“상품성 있는 물량이 절반도 안 됩니다. 재배면적이나 생산량이 늘어난 것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상품성 없는 물량에 대한 시장 격리가 우선돼야 합니다.”
마늘과 중·만생종 양파 수확기를 맞은 마늘·양파 산지에선 작황 악화로 인한 올해산 물량의 상품성 하락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마늘과 양파의 주요 산지인 경남 의령을 찾은 지난 14일 재배현장에서 만난 마늘·양파 재배 농가들은 ‘수확철을 맞는 기대감’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고, 최근 제기되고 있는 ‘재배면적 급증에 따른 과잉 생산’보다 ‘상품성 하락에 대한 위기감’이 더 팽배해있었다.
2만6000여㎡ 규모의 마늘을 재배하고 있는 이신우 씨는 “60~70%는 상품성이 되지 않는다”며 “생장이 된 상태에서 구가 비대가 돼야 하는데 3월말 고온 현상에 이어 4월초 냉해로 날씨가 거꾸로 돼 생리장애가 생겼고, 이에 구가 크지 않거나 2차 생장으로 마늘 안에 또 다른 마늘이 생겨나는 등 상품성 없는 마늘이 넘쳐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직접 마늘을 뽑아 보이며) 손가락 주먹이나 적어도 네 손가락 이상의 크기는 돼야 하는데 뽑아보면 두세 손가락 크기인 마늘이 주를 이룬다”며 “이달 말이면 수확해야 하는데 저장성도 없어 어디로 출하할지 막막할 따름”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 마늘 안에 또 다른 마늘이 있는 모습(위). 주먹 쥔 손으로 두 손가락 남짓한 마늘 모습(아래).
상황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수급 대책이나 최근의 마늘 동향이 모두 재배면적 및 생산량 증가에만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다. 이 씨는 “4월초 저온현상이 발생했을 때라도 정부나 지자체에서 발 빠르게 대응하고 회복제 등의 투여 필요성을 알렸어도 5개 중에 3개는 회복될 수 있었다”며 “수급 대책이 너무 재배면적 증가 유무에만 맞춰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양파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특히 양파 농가들은 최근 잦은 비가 원망스럽다. 의령의 양파 재배농가인 김성근 씨는 “이제 비가 오지 않고 아물어야 하는데 최근 비가 잦아 구 크기가 너무 작다”며 “망 작업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비단 이런 현상은 의령에만 한정된 게 아닌, 지역 산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양파 최대 주산지 중 한 곳인 경남 창녕의 손문태 창녕양파연구회 사무국장은 “창녕 지역도 최근 비가 많이 오고 안개가 껴 노균병이 걸린 곳이 많다. (같은 면적이라면) 적어도 예년에 비해 30% 이상은 수확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마늘과 양파의 작황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무조건적인 저장이나 산지 폐기가 아닌, 상품성 없는 물량 위주의 폐기를 전개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해야만 소비력도 살리고, 생산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을 실질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손문태 국장은 “양파 재배면적이 평년 대비 35% 증가했다는 통계청 조사 결과는 한마디로 너무 나간 측면이 있다”며 “그런 믿지 못할 통계 결과에만 혈안이 되지 말고 작황 및 단수를 토대로 한 수확량을 따져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어 무조건적인 비축이나 산지 폐기가 아니라 병들고 상품성이 떨어진 것 위주로 폐기를 진행해야 한다”며 “상품성 없는 물량이 시장에 나오게 되면 국내산 물량에 대한 소비자 신뢰 하락 등 이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도 국내산 양파 수요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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