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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농축산물 유통개선대책 마련, 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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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청과
11-02-0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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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농축산물 유통개선대책 마련, 파장은
도매시장 외 거래 강화…유통지도 변화 예고 ‘당혹’
농식품부가 농협을 중심으로 한 농산물 유통 강화계획을 내놓고, 농협중앙회가 청과도매점유비를 4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다 사이버도매시장인 aT의 농수산물사이버거래소를 활성화한다는 계획도 덧붙여졌다. 계획대로라면 현행 도매시장 중심의 농산물 유통지도가 완전히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도매시장 외부 유통이 늘어나고 도매시장 거래규모는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정부가 도매시장을 등한시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농협을 중심으로 한 농산물 유통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그간 농산물 유통의 중추적 역할을 해 왔던 공영도매시장의 역할을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국내최대 도매시장인 가락시장 상인들이 출하된 농산물을 살피고 있는 장면.
▲유통 강화 나선 농협=사업분리를 앞두고 있는 농협은 경제사업분야에서 농산물 유통에 올인 하는 분위기다. 농협중앙회는 최근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올해 농협의 주요현안사업을 보고했다. 농축산물 유통개선대책이 주 내용이다. 농협중앙회는 공선출하회·조합공동사업법인 육성, 계약재배 확대 등을 통해 중앙회가 산지조합 출하물량의 50% 이상을 책임지고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농협, 산지조합 출하량 50% 이상 책임지고 판매·사이버거래소 활성화 계획
공영도매시장 육성정책은 빈손…“위축 불보듯, 중장기 전망 내놔야” 목소리
구체적인 실행계획도 내놨다. 우선 출하역할을 맡게 될 산지에 대해 2015년까지 공선출하회 2000개소와 품목광역연합 20개를 육성하고, 연합사업물량 2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공선출하회는 1327개소가 조직됐으며, 공동계산금액은 7812억원 가량이었다. 올해에는 공선출하회를 1500개소로 늘리고 공동계산금액도 9000억원으로 확대한다.
연합사업은 지난해까지 전국연합사업인 K-멜론을 포함해 강원(감자)·전남(참다래)·경북(자두)·경남(단감) 등 5개소가 육성됐으며, 올해에는 전국연합사업으로 햇사레(복숭아)·학교급식·깐마늘 사업조직을 육성하는 한편, 경기(친환경)·충북(사과)·충남(고구마)·전북(양파)·제주(감귤) 등 8개소를 신규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산지 출하조직을 갖추면서 이를 통해 생산된 농산물을 판매하기 위해 도매사업 기능을 대폭 강화한다. 농협중앙회는 농협의 산지농산물 유통 점유비는 52%로 높은 편이지만 소비지 유통 점유비가 10% 가량을 낮아 농산물 판매에 병목현상이 발생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산지유통조직과 연계해 대형유통업체 농산물 납품 규모를 지난해 2332억원에서 2015년까지 1조원으로 늘리고, 수도권 중소슈퍼 및 전통시장에 대한 농산물 공급도 추진한다.
수도권 민간슈퍼에 대한 농산물 공급은 농협중앙회의 도매사업단에서 슈퍼체인본부를 통해 중소슈퍼마켓에 공급할 계획이며, 전통시장은 서울 목3동 시장 등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한 후 점진적으로 공급대상을 확대한다는 것. 편의점과 식자재업체 등에 대한 농산물 공급도 확대한다. 공급대상은 훼미리마트, 미니스톱, 세븐일레븐, GS25 등으로 지난해 93개 점포에 공급하던 것을 올해 500개로 늘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국단위 도매전담조직이 설립된다. 도매전담조직은 판매사업본부와 권역별 물류센터로 나뉘며, 이 조직은 산지의 농축협 공선출하회·조합공동사업법인·산지유통인 등으로부터 농산물을 받아 대형유통업체·도매시장 등 대량수요처·HN마트 등에 농산물을 납품한다. 이를 통해 2015년까지 청과도매점유율을 40%까지 끌어 올리는 한편, 매출은 5조4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것. 2009년 가락도매시장에서 거래된 청과부류 거래금액은 2조8439억원. 이에 비해 2배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인 것이다.
권역별 물류센터는 2015년까지 안성·경기 광주·군위·밀양·광주·원주·제주 등 7개소가 건립되며, 물류센터 취급목표는 1조7775억이다. 든든한 출하처인 산지를 규모화하고, 도매사업을 확대해 소매단계까지 농산물을 공급하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농협을 중심으로 한 농산물 유통 핫라인을 구축하는 셈이다.
▲사이버거래소도 매출 증대=온라인상의 가상 도매시장인 농수산물사이버거래소도 예상 외의 선전을 하고 있다. 지난해 1755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는 2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락시장에서 매출규모가 적은 청과법인의 규모와 맞먹는 금액이다.
총 매출 1755억원 중 B2B 거래실적이 1707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학교급식이 36억원, B2C 거래금액이 11억원을 기록했다. 2009년 B2B 매출 57억원 및 B2C 매출 3억원과 비교해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며, 학교급식의 경우 지난해 8월 사업이 시작돼 낸 매출규모라는 점에서 올해 매출액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거래소는 유통비용 절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경우 사이버거래소의 수수료율은 시장사용료 0.35%, 품목수수료율 0.30%~1.00% 내외다. 사이버거래소 관계자는 “유통단계 축소에 따른 유통비용이 2013년 90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이는 도매시장 경유시보다 비용이 평균 11.5% 감소한 것이며, 상물분리에 따른 전송현상 방지로 물류 효율성이 증대된다”고 설명했다.
▲공영도매시장은=도매시장 외 유통이 강화되면서 현재 40% 이상의 농산물을 취급하고 있는 공영도매시장은 쪼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또 탄탄한 산지 출하조직을 갖추고 있는 농협이 도매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히고, 이를 농식품부가 지원하는 내용의 농산물 유통개선대책이 나오자 적잖이 난처해하는 분위기다.
이번 정부의 농산물 유통 대책에서는 도매시장과 관련된 부분은 공정거래위가 개선을 요구한 평가제도 강화, 정산회사 설립, 정가수의매매 거래원칙화 이외 육성과 관련된 대책이 없다.
평가제도는 전국 공영도매시장을 1~3그룹으로 나눠서 각 그룹의 최저점을 70·65·60점으로 정한 다음 연속 2회 최저점에 미달할 경우 퇴출시킨다는 내용이 골자다. 정가·수의매매의 거래원칙화에 대해서도 현재의 법인 인력구조나 중도매인의 규모 등을 놓고 볼 때 적용이 어려우며, 정산회사 설립에 대해서도 당초 도매시장법인의 경쟁촉진과 중도매인이 법인에 소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거래하게 한다는 좋은 목적을 가지고 시작됐지만 중도매인 및 시장도매인의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내부의 개선요구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외부의 요구에 의해 개선책이 나왔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개선책이 거래를 활성화시키기보다는 오히려 거래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국과 가장 유사한 구조의 도매시장을 가지고 있는 일본도 계속 도매시장의 매출액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농업신문에 따르면 농림수산성이 관할하는 중앙도매시장의 2008년도 입하량은 900만톤으로 10년전에 비해 15%나 감소했으며, 취급액은 1조9960억엔으로 26%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도매회사의 경영적자비율은 약 30%로 지난 10년간 10% 가량 늘었으며, 중도매업자 40%가 경영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본 정부는 올해부터 제9차 도매시장정비기본방침을 세워 시장의 재편과 통합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자 도매시장 관계자들은 공영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농산물 물량이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공영도매시장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정부가 중장기적인 구상을 내놔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도매시장 한 관계자는 “산지조직과 시스템, 그리고 자금력을 가진 농협을 통해 농산물 도매유통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은 나왔는데 도매시장에 대한 육성책은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도매시장 외 농산물유통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지라면 앞으로 도매시장의 역할은 무엇이며, 어떻게 바뀔지에 대해 전망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 같은 전망이 나와야 도매시장 내 유통주체들도 어떻게 할 것인지 향후 대책을 세울 것”이라면서 “뒷짐지고 있는 현재의 상황이 너무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진단 / 위태석 농진청 기술경영과 박사
“유통 중심은 도매시장, 외면 말아야”
“김대중 정부 들어서면서 농산물 유통루트 다양화 이야기가 계속 됐지만 도매시장이 여전히 농산물 유통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를 정책적으로 포기한다 혹은 힘을 덜 쓴다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위태석 박사의 말이다.
농협의 유통방식은 폐쇄적
출하 농민 선택권 제한 불가피
품목중심 상장-비상장 분류말고
기능적 측면서 거래방식 바꿔야
위 박사는 최근 농협중앙회를 중심으로 한 농산물 유통개선책에 대해 “농협의 유통방식은 지역농협을 통해 출하해야 하기 때문에 폐쇄적이며, 따라서 출하 농민의 선택권도 제한된다”면서 “공영도매시장의 경우 전국 어디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이든 간에 자신이 원하는 시장에 출하할 수 있다”며 공영도매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농협을 중심으로 농산물 유통이 된다면 도매시장의 경쟁력은 축소될 것인데 이 경우 농가가 도매시장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겠느냐 하는 우려가 발생하게 된다”면서 “도매시장을 등한시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공영도매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이 앞장서 정가·수의매매를 활성화시키고, 거래방식도 품목을 중심으로 비상장과 상장 등으로 나눌 것이 아니라 기능적인 측면에서 거래방식을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도매시장에 출하하는 농가는 누가 자신의 농산물을 살지 모른다. 일례로 사과의 경우 누가, 어떤 형태의 포장단위, 등급 등을 원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15kg 상자에 담아 출하하는데 이를 구입한 중도매인은 다시 소분포장을 하고 있다”면서 “사전에 포장단위와 등급, 가격협상이 이뤄지면 여기에 맞춰 출하할 수 있게 되고, 유통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위 박사는 이어 “이 같은 방식이 정착되면 사실상 농민→산지농협→농협도매유통→소매업체→소비자까지 가는데 드는 유통비용보다 더 낮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거래방식에 대해서도 “비상장 품목, 비상장중도매인, 시장도매인 등으로 나눌 것이 아니라 기능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중도매인 중에서 대량의 물량이 필요한데 이를 도매시장법인이 조달할 능력이 없는 경우 직접 산지수집을 통해 물량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에게 주어진 역할을 깰 필요는 없다는 것.
한편,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 등이 현재의 인력구조로는 정가·수의매매를 하는 것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정가수의매매, 기능적인 측면에서 중도매인의 직접집하 등을 허용해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이 경쟁하도록 하는 것이 농가에게도 좋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어민신문 발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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