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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회 사업분리, 혜택은 조합·농업인이 보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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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청과
11-03-2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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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법 개정안 국회 통과 - 인터뷰 / 최원병 농협중앙회장
농협 사업구조개편을 골자로 한 ‘농협법’ 개정은 농협 창립 50주년의 해에 일어난 농업계의 대사건이다. 농협 구조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하기에 농업·농촌·농업인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난 11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장실에서 최원병 회장으로부터 농협 사업구조개편의 추진 배경과 방향 등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었다.
<대담=김병문 편집국장>
-사업구조개편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농협은 지난 50년간 경제사업과 금융사업을 모두 수행하는 종합농협체제로 농업·농촌의 발전을 이끌어 왔고, 세계적인 협동조합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사건이 겹치면서 농업계 내외부로 부터 많은 질책을 받았고, 농협이 제 역할을 못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더구나 자유무역협정(FTA) 등 외부환경도 빠르게 변화돼 농협이 사업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지 않으면 안되는 절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농협 스스로 노력했고, 정부·국회·농업계 등과의 공감대 속에 사업분리시기를 당초 예정됐던 2017년보다 앞당긴 것입니다. 경제사업 활성화와 신용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농업인과 지역조합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며 국민의 농협으로 돌아가기 위함으로 보면 됩니다.
-사업구조개편이 무엇인지 알기 쉽게 설명해 주십시오.
▶사업구조개편이란 현재 하나의 농협중앙회를 중앙회, 경제지주, 금융지주 이렇게 세개로 개편해서 조직을 전문화·효율화하는 것입니다. 조직을 보다 전문화·효율화하기 위한 것이기에 협동조합의 정체성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분리되는 경제지주와 금융지주는 모두 중앙회가 지배하는 협동조합기업으로서 농협의 설립 목적에 기여하게 됩니다.
-사업구조개편에 대한 논의가 아주 오래됐는데, 그동안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해 아주 오랫동안 논의된 사안입니다. 이때부터 대외개방 확대로 농업·농촌의 위기가 심화되며 농협 경제사업에 대한 농업인의 요구가 확대됐고, 신·경분리를 통한 농협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되기 시작했죠. 하지만 농협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농민단체·정부·농협 등 모두가 동의하면서도, 구체적인 분리방식 등에 대한 시각차로 인해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몇십년간 논의되다 보니 일부에서는 사업분리를 하면 농협이 망하는줄 인식했고요. 이제는 생각이 많이 바뀌어 서로의 마음이 일치됐기에 가능했고, 각계의 오랜 고민과 논의가 결실을 맺은 것입니다.
-사업구조개편을 추진함에 있어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농협법 개정안은 2009년 12월 국회에 제출된 이후 통과되기까지 1년 이상을 수많은 토론과 각계의 의견 조정을 거쳤습니다. 복잡하고 파급효과가 큰 사안이므로 모두가 신중히 검토한 것이고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어려움을 떠나서 정부가 많은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고, 국회가 심도 있게 심의해 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합니다. 특히 조합장들이 예전에는 사업분리에 무조건 반대했는데, 이번에는 사업분리에 대한 농정활동을 정말 잘해 줘 감사할 따름입니다. 농업관련단체에게도 감사하고, 농협중앙회 임직원들도 굉장히 고생했습니다.
-사업구조개편으로 농협의 옥상옥 구조를 우려하는 시각도 일부 있습니다.
▶옥상옥 구조라는 우려는 농협중앙회가 기존 경제사업의 상당 부분을 계속 수행하는 가운데, 자회사 관리만을 위한 경제지주를 설립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는 그야말로 우려입니다. 중앙회의 판매·유통사업은 법 시행 후 3년 이내에 경제지주로 우선 이관하고, 여타 사업은 3년 경과 후 2년 이내에 이관하도록 법에 명시돼 있습니다. 중앙회와 경제지주의 기능이 명확히 구분돼 상호 협력·보완 관계로 발전할 것입니다.
-사업구조개편의 주목적이 경제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함으로 아는데,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한 복안은 무엇입니까.
▶농협은 앞으로 농산물을 생산부터 판매까지 책임지는 방향으로 경제사업 활성화를 추진할 것입니다. 조합과 중앙회가 공동투자해 산지유통을 규모화하고, 도매조직을 강화해 산지와 소비지간에 판매를 연계시킴으로써 교섭력을 높일 계획입니다. 조합 공동사업법인을 확대하고 도매전담조직과 물류센터를 설립하는 등 산지와 소비지유통을 대폭 개선하고, 식품사업 등 신성장동력을 확충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산지유통의 90%, 도매유통의 60%, 소매유통의 20% 등 현재의 2배 수준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여, 농민에게 실익을 주는 ‘판매협동조합’을 구현할 겁니다.
-사업구조개편 이후 농업인 실익사업을 등한시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윤 추구에만 치중해 농업인 실익사업을 등한시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약속합니다. 시장경쟁이 필요한 사업부문을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이유는 치열해지는 생존경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도 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과 역할을 지키기 위함입니다. 중앙회가 지분 100%의 지배구조를 통해 지주회사에 대한 통제가 가능할 뿐 아니라, 지주회사가 중앙회의 지도·감독을 받도록 법률로 규정돼 있습니다. 중앙회는 지금처럼 농업인에 대한 지원사업을 수행해 갈 것이며, 지원사업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도 계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법 통과시에 부족자본금과 세금문제가 상당히 쟁점이 됐는데, 실제로 문제가 없는 것인지요.
▶부족자본금 지원과 세금 감면은 정부가 틀림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의 정부들이 모두 119조원을 농업에 투자했는데, 현 정부라고 해서 농업에 투자하지 않으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부의 지원의지를 확인했을 뿐 아니라 정부 지원을 보장하는 절차와 의무를 법 부칙에 구체화했기에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봅니다.
사실 전임 장관과 사업분리를 논의할 때 두가지를 사업분리 전제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하나는 정부가 부족자본금을 지원하되 신용사업에 절대 정부가 관여해서는 안되고 순수한 협동조합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부족자본금도 정부가 신용사업에 곧바로 주는 것이 아니라 농협중앙회에 줘서 농협중앙회가 배분하는 형식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현재처럼 금융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이 경제사업에 지원되는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조건이었습니다.
-법 통과에 따른 후속조치가 만만찮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준비할 계획입니까.
▶이미 지난해 초부터 구조개편본부를 구성해 사전 준비작업을 진행해 왔고, 그동안의 준비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개편작업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올 6월까지 경제사업 활성화 계획, 자체 자본 조달계획, 법인별 비전 및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9월까지 조직·인사·경영관리 등 운영체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연말까지는 시뮬레이션 및 사업 준비 등 개편 실무작업을 마무리하고, 내년 1~2월에 중앙회 분할 및 신설법인 설립 절차를 이행해 내년 3월2일 새로운 농협중앙회를 출범시키려고 합니다.
-창립 50주년에 사업구조를 개편하게 됐는데, 미래 농협의 청사진을 어떻게 그리고 있습니까.
▶창립 50주년을 맞는 해에 사업구조개편을 추진하게 돼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농협의 슬로건을 ‘50년을 넘어 다함께 미래로’로 정했는데, 농업인, 고객, 그리고 국민과 함께 미래를 열어 가겠다는 의미입니다. 종합농협 50년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이번 사업구조개편을 시작으로 변화와 혁신에 나설 계획입니다.
특히 농산물 유통에 강한 농협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농업인은 정성껏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에 팔 수 있고, 소비자는 안전한 먹거리를 믿고 살 수 있도록 도시와 농촌의 상생을 이끌어 가는 농협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중앙회는 산지조합과 도시소비자가 직거래할 수 있는 중계 역할을 제대로 해 주고, 직거래 이외의 물량은 중앙회가 도매기능을 강화해 책임지겠습니다. 비축을 통한 물량 조절로 홍수출하를 막아 내고 가격을 안정시키는 역할도 하며, 소매 유통시설도 확충해 농산물 판매 확대에 힘쓸 계획입니다.
-농협의 변화에 대해 불안해 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농업인 등 농업계 종사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이번 사업구조개편은 농업과 농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계의 오랜 고민과 토론 끝에 어렵게 이뤄 낸 결실입니다. 농협의 변화에 대해 불안해 하는 시각은 농협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에서 비롯됐다고 인식합니다. 애정 어린 염려가 희망찬 기대로 바뀔 수 있도록, 농협 임직원 모두가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합니다. 사업분리 작업에는 최대한 많은 사람을 참여시키고, 반대의 목소리도 제대로 들을 수 있도록 문을 개방하겠습니다.
사업분리가 되면 중앙회가 혜택을 보는 것이 아니라, 회원조합과 농업인들이 혜택을 보게 될 것입니다. 농업인들께서는 기대해도 좋습니다. 중앙회가 큰집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사업분리를 하는 것이기에 회원조합 임직원들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중앙회 직원들도 불안해 하는 것으로 아는데, 직원들은 자신의 전문성에 맞는 곳으로 찾아가 농업·농촌을 위해 맡은 바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위기이자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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